†교회는 그리스도의 몸
요한복음서 4:23~24, 로마서 12:1, 창세기 28:18~19, 시편 119:12~15
2021년 10월 10일_배안용 목사
현대 그리스도교에서 교회의 본질을 말하는 기준으로 삼는 ‘아우크스부르크 신앙고백’에는 ‘교회는 복음이 순수하게 선포되고, 그 복음에 일치되게 성례전이 거행되는 모든 신자들의 모임’이라고 정의되고 있다. 다시 말해 ‘하느님의 말씀이 바르게 선포되고, 말씀에 따라 성례전이 바르게 집행되는 모임, 즉 예배하는 공동체가 바로 교회’이다.
사도 바울은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롬 12:48; 고전 10:16~17; 12:12~21)’이라고 가르친다. 이전에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용어를 ‘그리스도의 몸’으로 부르는 것은 이스라엘만의 구속사적인 연속성에 있다는 한계(하느님의 백성)를 세상 전체를 위한 구원의 계획으로 확장된 것을 의미한다. 그리스도의 몸, 곧 각 지체들이 모여 있는 곳에 머리가 되시는 그리스도께서 임재하신다는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바울은 에베소에 보낸 편지에서 “하느님께서는 만물을 그리스도의 발아래 굴복시키시고, 그분을 만물 위에 교회의 머리로 삼으셨습니다(엡 1:22)”라고 고백한다. 그리스도는 우주를 다스리시는 통치자이시며, 교회의 머리가 되신다.
바울의 서신들이 보여주는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는 교회의 머리가 되시는 그리스도를 따라 그분이 주시는 능력으로 이 땅에서 주어진 소명을 따라 살아가는 공동체이다. 여기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구성원들은 단순히 개인들의 집합체는 아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세례를 통해, 그리고 성만찬에 참여함으로써 그의 삶을 철저히 그리스도에게 내맡기는 헌신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그는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옛 것은 지나갔습니다. 보십시오, 새 것이 되었습니다(고후 5:17)”라고 하며, “주님과 합하는 사람은 그와 한 영이 된다(고전 6:17)”고 고백한다.
교회는 단순히 주체성을 지닌 개인의 모임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함께 참여하는 신앙인들의 교제(koinonia, 친교)가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는 성례전을 통해 구성되는 것이다. 성례전은 인간이 규정해 놓은 예식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께서 몸소 행하셨던 예식이며, 이 예식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람들을 초청하는 은혜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 성례전을 통해 교회는 비로소 ‘그리스도의 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참되게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이 영과 진리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다.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을 찾으신다. 하느님은 영이시다. 그러므로 하느님께 예배를 드리는 사람은 영과 진리로 예배를 드려야 한다(요 4:23~24)”고 말씀하신다.
‘영과 진리로 예배드릴 때가 바로 지금’이라는 말씀은 과거의 약속이 지금 성취되었다는 선언이다. 예수께서 오심이 바로 ‘지금’이 되는 것이다. “나는 그리스도라고 하는 메시아가 오실 것을 압니다. 그가 오시면, 우리에게 모든 것을 알려 주실 것(요 4:25)”이라며 미래에 오실 메시아를 찾는 사마리아 여인에게 예수께서는 “너와 말하고 있는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요 4:26)”라고 말씀하신다.
예수께서 오신 메시아로 지금 계시되고, 그 계시에 대해 결단하는 사람들에게 ‘영과 진리로 예배드릴 바로 그때’가 바로 ‘지금’ 임을 깨닫고 그 시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예배의 참된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예배드리는 것이 ‘성전(거룩한 곳, 은혜가 있는 곳)이 어디 있는지’ 찾아다니던 옛 시절을 끝내고, 바로 지금, 우리가 예배드리는 가운데 임하시는 주님의 세계로 들어가는 통로가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성례전은 ‘예수님이 주님이시다’라고 고백하는 ‘지금’으로부터 출발하며, ‘지금’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통치에 참여함으로써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소명 공동체의 구성원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교회’가 되는 길이다.
현대의 교회는 ‘장소’를 가지고 있지만, 이곳은 ‘영과 진리로 드리는 예배’가 있을 때에만 그 의미를 지닌다. ‘교회를 거룩하게 만드는 것은 교회가 서 있는 땅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들이 거기에 모여서 하는 일이다(벤후저)’는 말이다. 우리의 예배는 멈추지 않아야 한다. 예배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지금 살아계신다’는 것을 나타내며, 하느님과 우리, 인간과 인간, 자연과 우리를 화해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우리의 예배가 ‘영과 진리로 드리는 예배’가 되도록 함께 마음을 모으자.
교회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예수 그리스도의 성만찬을 통해 그의 몸이 되는 공간”이다. 우리 공동체가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한 지체가 되는 삶을 살아가자.

내가 메마른 산에서 강물이 터져 나오게 하며, 골짜기 가운데서 샘물이 솟아나게 하겠다. 내가 광야를 못으로 바꿀 것이며, 마른 땅을 샘 근원으로 만들겠다.(이사야4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