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아들, 우리의 구원자

마가복음서 10:45, 요한계시록 14:14, 다니엘서 7:13, 시편 80:14~19

2020년 6월 7일_배안용 목사(ab@seoulch.kr)

코로나19는 세계 인간의 질서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무서운 감염 병의 확산으로 우리가 다시 알게 된 사실은 인류가 최대 포식자가 아니라는 것이고, 모든 생태계와의 관계를 통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또한 인간의 무한경쟁으로 거대해진 국제금융 권력의 탄생은 부익부 빈익빈의 가속화와 과잉 생산, 환경오염 등의 생태계 악화와 더불어 제3세계 이민자의 유입금지와 집단적 폭력으로 비인간화 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또한 감염 병의 확산은 한국 교회의 ‘무한성장주의 신앙’이 대형교회 중심주의, 개 교회 중심주의를 통해 더 심화되어 기복 신앙만이 주류를 이루는 모습을 드러냅니다. 기복 신앙은 개념조차 모호한 이념을 앞세워 사람들을 서로 나누어 반목과 분열을 일삼는 사회악을 키워내고 있습니다.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다’라는 말과 ‘예수가 구원자이시다’는 말은 우리가 믿고 있는 신앙의 선언입니다. ‘구원(Redemption)’은 포괄적인 개념으로 모든 악과 고난에서 해방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예수님은 인류를 모든 악과 고난에서 해방시키시는 분’이라는 선포입니다.

‘예수님은 어떤 분이시기에 이런 일을 하시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 예수님은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사람들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몸값을 치르러 온 것(막 10:45)”이라고 밝힙니다. 이 고백은 구약이 전하는 두 예언을 반영합니다. 그것은 다니엘서 7장의 ‘사람의 아들’이라는 예언과 이사야서 53장의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들을 위한 대속물로 주러 왔다’는 예언에서 나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항상 “그 ‘사람의 아들’”이라는 호칭(마 16:13~20)으로 사용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사용하신 ‘인자’라는 표현은 예수님의 신성(하느님의 아들)에 반대되는 말로서의 인성(사람의 아들)을 표현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당시 유대의 묵시문학이 표현했던 메시아에 대한 일반적인 표현도 아닙니다. 유대 문서에 ‘사람의 아들’이라는 표현이 더러 나오기는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일반적인 표현이었습니다.

예수님이 지칭하신 것은 “그 ‘사람의 아들’”이라는 독립적인 칭호입니다. 유대 문서에 나오는 ‘사람의 아들’이라는 표현은 셈족 언어의 숙어로 ‘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인자’라고 하여 ‘사람의 아들’이라는 단어 앞에 정관사를 붙여 사용하신 것입니다.

다니엘은 환상 가운데 하느님을 보고, 구름을 타고 오는 한 분을 봤는데, 그 분이 ‘사람의 아들’같이 생겼다고 증언(단 7:13)합니다. ‘구름을 타고 오신 분’이라는 표현은 오로지 하느님이 나타나실 때 보이는 현상을 가리키는데, 구름을 타고 오시는 하느님이 ‘사람의 아들’같은 분이라고 증언한 것입니다.

다니엘은 자신이 본 사람과 같이 생긴 존재에 대해 7장 18절 이하에 해석을 해 놓았는데, 그 분은 종말의 때에 ‘하느님 백성의 대표’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이 자기를 “그 ‘사람의 아들’”이라고 한 것은 자기가 바로 다니엘의 환상 가운데 나타난 ‘하느님의 아들들을 창조하고 그들을 대표하시는 분’이심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구약에서는 천사도 ‘하느님의 아들’이라 하고, 이스라엘 백성들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표현은 이스라엘의 정통을 이어가는 ‘다윗과 같은 정치적 군사적 메시아’로 인식했기에 자신은 그런 메시아가 아니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은 군사적 정치적 메시아가 아니라, ‘진정한 하느님의 백성을 창조하는 메시아’로 오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다니엘의 예언에 따라 자기의 칭호를 “그 ‘사람의 아들’”이라고 부르시며, 자신이 하느님을 ‘아바(나의 아빠)’라고 부르시고, 자기를 믿고 순종하여 ‘종말에 이르러서 하느님 백성의 중심체가 될 자기 제자들’에게도 하느님을 ‘우리 아빠(주기도문, 마 6:9~13)’라고 부르게 하셨으며, 하느님의 아들 됨의 특권을 나누신 것입니다. 그렇게 예수님께서 스스로 지칭하신 “그 ‘사람의 아들’”이라는 자기 칭호는 곧 ‘하느님 나라의 선포’입니다.

코로나19로 세계의 국가들, 특히 종교집단의 광기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인류의 구원과는 정반대로, 죄악과 고난으로 다스리는 사탄의 주권을 따르며, 자신의 배를 채우는 모습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입니다. 오늘 “그 ‘사람의 아들’”은 ‘하느님의 의와 사랑의 다스림’을 선포하십니다. 그것은 곧 창조주 하느님께 의존하고 순종하며 사는 사람들, 곧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소명으로 사는 ‘하느님 나라의 백성’을 새롭게 창조하시는 구원의 선포임을 잊지 맙시다.

내가 메마른 산에서 강물이 터져 나오게 하며, 골짜기 가운데서 샘물이 솟아나게 하겠다. 내가 광야를 못으로 바꿀 것이며, 마른 땅을 샘 근원으로 만들겠다.(이사야4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