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헬레니즘에 물든 예루살렘
요한복음서 21:17, 베드로전서 5:2, 마카베오서상 1:37~40, 시편 148
2020년 5월 10일_배안용 목사(ab@seoulch.kr)


주전 175년에 즉위한 시리아의 ‘안토니오쿠스 4세 에피파네스 왕’은 이스라엘에 강력한 헬라화를 추진합니다. 에피파네스는 이집트의 프톨레미 왕조와 가까운 유대의 대제사장 오니아스 3세를 몰아내고 자신의 헬라화 정책을 적극 지지하는 야손을 대제사장직에 앉힙니다. 야손은 오니아스의 동생으로 부정한 방법으로 대제사장직을 차지합니다. “야손은 왕을 알현하고 은 360달란트와 또 다른 수입원에서 80달란트를 바치겠다고 약속(마카베오서하 4:7~8)”했기 때문입니다. 헬레니즘 세상이 되면서 제사장직의 매매가 종종 이루어졌지만, 예루살렘의 대제사장직이 매매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야손은 대제사장이 된 후 본격적으로 예루살렘을 헬레니즘 도시로 변형시킵니다. 야손은 에피파네스에게 “자기에게 경기장을 건축할 권한과 청년훈련소를 세울 권한과 예루살렘에 안티오코스 청년단을 결성할 권한을 준다면 150달란트를 더 바치겠다고 약속(마카베오서하 4:9~10)”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방인들의 풍속을 따라 예루살렘에 운동장을 세우고 할례 받은 흔적을 없애고, 거룩한 계약을 폐기하고 이방인들과 어울리면서, 자기 민족을 팔고 악에 가담(마카베오서상 1:12~15)”합니다.
그리고 주전 167년12월16일에는 유대인들이 조상 대대로 지켜 오던 율법 준수를 금하기에 이르러, 안식일 준수, 제사, 할례 등을 금지합니다. 그리고 성전에 제우스 신상이 세워지고 번제단 위에 유대에서 금하는 돼지고기 제물을 올리고 제사를 지냅니다. 예루살렘은 대부분 약탈당하고 불태워졌으며 많은 사람들이 죽고 여자와 아이들은 노예로 잡혀 갔습니다. 
이 모든 일은 에피파네스에 의해 대제사장으로 세워진 야손이 앞장서서 저지른 일입니다. 그는 성전의 고위층을 형성하며, 귀족계급을 만들어갔으며, 세금을 걷어 바치겠다고 하며 이스라엘 백성들을 괴롭힙니다. 야손은 이스라엘 신앙보다는 헬라의 문화를 퍼트렸고, 자신을 상류계급으로 유지하는 것에 최선을 다합니다.
하지만, 3년 후 토비아드 가문의 메넬라우스는 야손이 바치는 세금을 에피파네스에게 전달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막상 왕을 만났을 때, 자기가 더 큰 권위를 가진 것처럼 꾸미고, 야손보다 은 300달란트를 더 바쳐 대제사장직을 차지합니다. 결국 야손은 요단 동편으로 도망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메넬라우스가 대제사장이 되고 약속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그의 동생이며 대제사장의 대리인인 리시마쿠스는 성전의 금고를 도둑질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전 대제사장 오니아스가 성전의 금을 도둑질이 한 것에 대해 에피파네스 왕에게 고합니다. 왕은 길리기아에 출타 중인 관계로 자신의 대리인으로 안드로니쿠스를 세워 메넬라우스 대제사장을 비난합니다. 하지만 메넬라우스는 왕의 대리인인 안드로니쿠스에게 뇌물을 바쳐 오히려 오니아스가 살해당하고 맙니다. 길리기아에서 돌아온 왕은 안드로니쿠스의 배신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어 오니아스가 살해당한 바로 그 자리에서 자신의 대리인을 처형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의 중심인물인 메넬라우스는 오니아스의 죽음과 예루살렘 성전의 약탈 모두에 연루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처벌을 피하였습니다. 하지만, 성전 약탈을 주도한 그의 동생 리시마쿠스의 행위가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자 예루살렘에서 폭동이 일어났으며, 대제사장의 동생은 성전 금고 부근에서 군중들에게 살해당하고 말았습니다. 
에피파네스 왕은 이집트를 공격하여 멤피스와 알렉산드리아를 양분하고 각각 봉분 왕을 세웠으나, 1년 뒤 반란이 시작되자 멤피스를 다시 공격합니다. 그러나 로마 원로원이 전쟁 중지를 명령을 하며 엄청난 전쟁배상금을 요구하자, 시리아로 후퇴하다가 예루살렘 성전을 약탈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공격합니다.
하느님 앞에서 똑같은 백성으로 살기를 거부하며 귀족 계급을 만들어 백성들 위에 서길 원했던 야손은 헬레니즘을 신봉하며, 성전을 약탈하고, 백성들을 큰 어려움에 빠뜨리고, 그들의 신앙을 버렸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왕을 성전에 안내하여 약탈을 돕습니다. 이에 엄청난 세금에 허덕이던 백성들은 정치적으로나 종교적으로 기댈 곳이 없는 삶을 살아가게 되었고, 8만 명이나 살해당하게 됩니다.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나 하느님과의 약속조차 찾을 수 없게 된 예루살렘은 이제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굴레 속에 빠져버렸습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사람의 소명을 깊이 생각해 봅시다.

내가 메마른 산에서 강물이 터져 나오게 하며, 골짜기 가운데서 샘물이 솟아나게 하겠다. 내가 광야를 못으로 바꿀 것이며, 마른 땅을 샘 근원으로 만들겠다.(이사야4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