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에스겔의 소명
요한복음서 18:36, 빌립보서 3:20, 에스겔서 9:8~10, 시편 63:1~8
2020년 3월 15일_배안용 목사(ab@seoulch.kr)
에스겔은 주전 593년에 처음 하느님의 권능에 사로잡혀 환상을 본 이래로 주전 571년까지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계시한 하느님의 종이었습니다. 주전 597년 바빌로니아의 느부갓네살은 유다를 침공하여, 유다 인들을 포로로 끌고 갔습니다. 에스겔은 이 포로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제사장 부시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그의 이름은 ‘하느님이 강하게 하신다’ 또는 ‘하느님이 강하게 붙잡으신다’는 뜻입니다. ‘하느님이여 그를 강하게 하소서’라는 소망과 간구를 담은 그의 이름은 신실한 부모가 아들에 대한 소망을 담은 이름입니다.
에스겔이 바빌로니아 그발강 가에서 소명을 받을 때, 하느님의 권능에 사로잡히는 체험을 한 이후 많은 특별한 초자연적인 영적 체험과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환상을 보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그는 환상 가운데 천사들과 하느님의 보좌와 그의 영광을 보게 됩니다(겔1~3장, 8~11장, 40~48장). 특히 그는 바빌로니아에 있었지만 약 1,000km 떨어진 예루살렘 성전의 모습을 보았고(겔8~11장), 예루살렘에서 사람이 죽는 것을 보기도 합니다(겔11:13).
에스겔은 하느님의 권능에 사로잡혀 예언자의 소명을 받은 후 7일 동안 얼이 빠진 사람처럼 멍하니 있기도 했으며(겔3:15), 하느님의 말씀을 받고 심각한 내적 갈등도 겪었습니다(겔3:14). 이것은 마치 예레미야가 하느님의 말씀을 받고 기쁨에 넘쳤지만, 마음속에서는 하느님의 거룩한 분노로 고통스러워해야 했던 체험과 같습니다(렘15:16~18). 그리고 에스겔은 많은 상징적 행위 예언을 수행해야만 했습니다. 행위 예언은 상징적 행위를 통한 예언으로서, 구두 예언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성취되는 하느님의 뜻을 담고 있는 예언행위입니다.
그는 390일 동안 왼쪽으로 눕고 40일은 오른쪽으로 누워 지냈으며(겔4:4~8), 쇠똥을 연료로 하여 구운 조악한 음식을 먹어야 했고(겔4:9~17), 또한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는 “너 사람아, 흙벽돌을 집어다 앞에 놓고 그 위에 예루살렘 지도를 파 새겨라. 그리고 그 바깥에 포위망을 새겨라. 또 감시탑을 세우고 옆에 돌더미로 축대를 쌓고 진을 둘러치고 성벽을 허무는 쇳덩이를 사방에 늘어놓아라. 또 석쇠를 가져다가 너와 그 도시 사이에 둘러 쳐서 쇠로 된 성벽으로 삼고 거기에서 눈을 떼지 말아라. 그렇게 예루살렘을 포위하고 포위망을 좁혀라. 그것으로 예루살렘이 어찌 될지를 이스라엘 족속에게 보여 주어라(겔4:1~3)”하는 명령을 수행하였으며, 그 위에서 머리카락을 잘라 칼을 휘두르며 바람에 날리는 행동도 해야 했습니다(겔5:1~4). 또 그의 입이 굳어져 하느님이 허락하실 때만 말을 할 수 있게 되는 체험도 합니다(겔3:26~27, 24:25~27).
모든 위대한 예언자들이 다 하느님과의 특별한 영적 교통 속에 예언자의 직분을 감당했지만, 에스겔의 삶과 사역은 이러한 독특한 면모를 가지고 있었고, 그러한 체험의 많은 부분이 보존되고 전승되었습니다. 그는 구두로 말씀을 전하는 예언 사역도 하였지만, 자주 상징적 행위를 통한 예언 사역도 감당해야 했습니다(겔3:25~27, 4:1~3, 4~17, 5:1~4, 12:1~7, 21:18~27). 에스겔은 이러한 행위를 통하여 하느님의 뜻을 전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의 삶 자체가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에스겔은 그의 아내의 죽음 앞에서까지도 하느님의 말씀대로 순종하였는데, 마치 호세아가 창녀인 고멜과 결혼하고, 자기를 떠났던 그를 다시 맞아주었고, 그의 자녀들의 이름을 하느님이 주시는 말씀대로 지어주었던 것처럼(호1:1~3:5), 에스겔은 하느님이 그의 아내를 죽일 것임을 선포 했을 때 잠잠해야 했고, 자신의 아내가 죽는 것을 보면서도, 하느님이 “너는 슬퍼하거나 울거나 눈물을 흘리지 말라”는 명령에 그대로 따라야 했습니다(겔24:15~24).
에스겔은 이 특별한 영적 체험 속에서 하느님의 종으로서의 사명을 감당하였습니다. 그는 다른 예언자들처럼 강퍅한 백성을 향한 하느님의 뜻을 전해야 했고, 그의 예언 활동의 많은 부분에서 징별의 말씀을 선포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내가 너에게 주는 이 두루마리를 먹고, 너의 배를 불리며, 너의 속을 그것으로 가득히 채워라”하는 말씀을 들었더니 “그것이 나의 입에 꿀같이 달았다(겔3:3)”고 고백합니다.
에스겔은 개인적인 고통을 참아야 했지만(겔4:14~17), 그는 백성을 일깨우는 파수꾼의 역할을 감당했고, “아, 주 야훼여, 예루살렘의 하는 짓이 아무리 노여우시기로, 이스라엘의 얼마 남지 않은 사람마저 이렇게 다 없애실 작정이십니까?(겔9:8)”하며 백성의 고통을 괴로워한 중보자였습니다. 에스겔은 주님의 부르심에 담대히 나서서 응답했으며, 하느님이 주시는 소명으로 살았습니다. 오늘 에스겔의 삶을 통해 소명 공동체의 삶을 되돌아보는 믿음의 자녀가 됩시다.

내가 메마른 산에서 강물이 터져 나오게 하며, 골짜기 가운데서 샘물이 솟아나게 하겠다. 내가 광야를 못으로 바꿀 것이며, 마른 땅을 샘 근원으로 만들겠다.(이사야4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