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유일하신 하느님
마가복음서 9:7~8, 로마서 1:18~19, 출애굽기 20:1~5, 시 31:1~8
2019년 11월 17일_배안용 목사(ab@seoulch.kr)
이스라엘이라는 민족이 광대한 세계의 역사에서 두각을 나타낸 일은 없었습니다. 강대국의 접경지역에서 늘 침략을 받아왔고, 다른 민족의 노예나 포로로 잡혀가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이 작은 민족, 이스라엘은 그들의 하느님을 유일한 신神이라 믿습니다. 그것은 모세가 전해 준 하느님의 율법인 십계명의 제1계명과 제2계명, “너희는 내 앞에서 다른 신을 모시지 못한다. 너희는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 위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어떤 것이든지 그 모양을 본 따 새긴 우상을 섬기지 못한다(출 20:3~4)”를 지키는 신앙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민족적인 자존심은 매우 높았는데, 그것은 유일하신 자신들의 하느님은 자기 민족만을 선택했고, 자기 민족만을 구원하시며, 자기 민족에게만 축복을 내려주신다는 ‘선민의식’에서 비롯된 신앙입니다.
한쪽에서는 유대민족이 늘 신앙으로 자랑하는 천지창조와 에덴동산, 노아의 홍수, 아브라함의 약속 등이 역사적인 사건이었는지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신앙이라는 것이 늘 애매모호하고 주관적이기 때문에 진실에 의문이 생긴다는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으로 보입니다. 유대사람들은 조상으로부터 전해오는 하느님의 이야기를 소중히 간직했고, 그것을 철저하게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 믿음이 공허한 상상의 결과물이 아니기 위해서는 논리적이고 학문적인 연구와 증거가 밑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 신앙’을 학문적으로 설명하려는 사람들은 이집트의 선진적인 문명에서 태어난 모세가 자신을 추종하는 사람들과 탈출하여 만든 종교라 말합니다. 거기에는 고대 근동의 역사적 기록물들에 의해 나와 있는 작은 단편의 증거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신앙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하느님 신앙의 시조인 아브라함에서부터 이 세계의 유일한 신神은 하느님 밖에 없다고 확신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 신앙을 선민의식으로 가득 채울 때마다 많은 예언자들은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을 불러 모든 민족의 조상이 되게 하시고(창 17:5), 당신의 정의를 세우려 하신다’는 것을 상기시킵니다. 왜냐하면 학문적인 신앙은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신앙만을 강조하는 것은 배타적인 집단이기주의에 빠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학문적 업적들을 우리의 신앙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부수적인 자료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 신앙의 출발점은 ‘하느님으로부터’ 먼저 찾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참 좋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이 세상에 벽을 세우고, 차별을 일으키며 분란을 일으켜 결국 모두 죽음에 굴복 당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다른 생명을 죽임으로 승리를 외치는 죽음의 잔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선민의식으로 이방의 백성들을 차별할 때마다 예언자들이 소리를 높였으며, 결국 하느님께서는 아들이신 그리스도 예수를 우리에게 보내셔서 인류 전체의 구원을 위한 희망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실 때 하늘에서는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잘 들어라(시 2:7)”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막 9:7).
그러나 하느님을 믿었던 유대 백성들은 하느님의 말씀에는 관심이 없었고, 그들이 가진 신앙으로 하느님의 아들을 죽이기까지 하였습니다. 사도 바울은 “하느님의 진노가 불의한 행동으로 진리를 가로막는 인간의 온갖 불경과 불의를 치시려고 하늘로부터 나타납니다(롬 1:18)”하고 증언합니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우리에게 설명하며 하느님이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자세하게 해석해 주었습니다.
흔히 인류 역사에 등장하는 신神은 지배자와 권력자의 신神입니다. 그리고 모든 신神은 자신의 힘을 내보입니다. 그래야 많은 적군을 물리치고, 전리품과 노예를 만들 수 있으며, 지배자의 권력을 유지시켜 자신을 경배하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노예와 나그네 된 자와 과부와 고아의 편에 서계십니다. 이들의 말은 힘이 없고 약합니다. 하지만, 세상의 많은 신神들은 이미 사라졌지만, 약자의 편에서 아직도 인류의 구원을 위해 그의 일을 계속하고 계신 하느님께서는 아직까지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사도 바울은 “사람들이 하느님께 관해서 알 만한 것은 하느님께서 밝히 보여 주셨기 때문에 너무나도 명백하다(롬 1:19)”고 증언합니다.
우리는 이 세상을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으로 만드실 수 있는 유일하신 분은 하느님이심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그 분이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느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 우리를 부르고 계심을 믿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주신 소명을 다하는 소명공동체로 살아갑시다.

내가 메마른 산에서 강물이 터져 나오게 하며, 골짜기 가운데서 샘물이 솟아나게 하겠다. 내가 광야를 못으로 바꿀 것이며, 마른 땅을 샘 근원으로 만들겠다.(이사야41:18)